▲5·18 민주묘지 첫 참배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사진 : 20일 저녁 8시 KBC뉴스 캡쳐]
[광주=호서일보] 황벽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처음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12·12 군사쿠데타와 독재의 주역이었던 고(故)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김 여사는 5월 영령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뜻을 전했다.
김 여사는 휠체어에 의지해 묘역을 찾았고, 아들 노재헌 씨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참배를 마친 뒤, 5·18 희생자들을 기리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20일 KBC뉴스에 따르면 김 여사는 “광주 5·18의 영령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며, “그 희생에 대해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피해자분들께서 피해자라고 말씀하실 때까지 사과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신군부 핵심 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5·18 희생자들이 잠든 이곳에 처음 참배하게 됐다며, “과거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용서를 구했다.
묘지를 찾기 전에는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들러 이한열 열사 묘소에도 헌화했다. 김 여사는 사실 1988년 2월, 노 전 대통령의 취임 직후에도 홀로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참배한 바 있다.
아들 노재헌 씨는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지만, 꼭 한 번은 가야겠다는 말씀을 계속해 오셨다”며 “무리해서라도 모시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가 5·18 45주년이었잖아요. 그래서 5월 안에는 꼭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정을 잡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