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정치 복원' 첫발…취임 18일 만에 야당과 소통 물꼬
"외교엔 여야 할 것 없어", "공통공약 실천방안 찾자"…통합의지 부각
총리 인준·추경 등 난제 앞두고 '야당과 대화로 국정동력 확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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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 회동 발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2 xyz@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대통령관저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했다.
취임한 지 불과 18일 만에 야당과의 소통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이전 정부와 비교하더라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2년 가까이 지난 2024년 4월에야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에 한 달 반이 지나 제1야당 대표와 회동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취임 9일 만에 당시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하던 정우택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회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여야 지도부를) 가능하면 좀 많이, 빨리 뵙자는 입장이었다"고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도 "손 한번 잡을까요"라고 제안하는 등 행사 내내 통합 의지를 부각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는 임기 초반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서 야당과 원활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하며 국정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교 문제는 여야 할 것 없이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및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난제를 앞둔 시점에서 국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뒷받침해준다면 대통령의 외교 행보도 탄력을 받을 거라는 기대감을 내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내 현안도 협치에 답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보다는 최대한 야당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국민들의 지지를 더 끌어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여야 공통공약'을 실천할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협치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여야 간 극단적 대립을 하지 말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함께할 것은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오늘 대화가 이뤄졌다"며 "정치를 복원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결국 김 총리 후보자 청문회 문제는 이 대통령이 "청문회에서 해명을 지켜보자"고 하는 등 막상 대립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 입장차가 좁혀진 것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오늘 예민한 사항에 대해서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대화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여야의 대화가 너무나 단절돼 왔다는 점, 또 그동안의 야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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