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날로 정한 9월 3일이 전승절이다. 이번 전승절에 러시아와 북한의 두 정상이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과 함께 다양한 회담과 상호 협력 관계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은과 마찬가지로 은둔외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중국 방문 역시 8년만이라고 하니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맹국으로서는 오랜만의 방문이다. 26개국 정상이나 대표자들이 모이는 다자 외교의 무대에 김정은이 참석한 것은 매우 예외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국가와 백성 모두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김정은을 외교의 무대로 나가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중국 전승절에 간 이유는 아마도 대중국 정책의 변화를 의미할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한 김정은은 중국의 입장에서 친러주의로 비칠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러시아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한 북한의 입장에서 러시아만 바라볼 수는 없다. 북한은 주체사상을 무기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등거리 외교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였다. 상당히 효율적이고 현명한 전략이다. 그런데 자의반 타의반 최근 몇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고착상태에 빠졌다. 여러 나라의 정상들이 모이는 장소임에도 김정은은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북한의 현재 경제상태로 미래를 희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핵무기가 쌀을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핵으로 인한 안보가 마련되었다고 믿는 김정은에게 이제 남은 길은 경제문제, 먹거리 문제이다. 핵개발 과정에서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받았고 국가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하였다. 북한에게 남은 유일한 길은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고 경제적 원조에 가까운 통상활동에 전념하는 것이다. 그와 아울러 중국방문은 자신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있을 경우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서고자 하는 전략도 있을 것이다.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을 위해서도 김정은의 활발한 국제외교는 필수적일 것이다. 또한 필수 불가결한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서도 김정은의 외교적 관심은 계속 되어야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역시 다양한 변수에 맞게 유연한 길을 걸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