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이번 단속으로 약 475명이 체포되었으며, 이 중 300명 이상이 한국인으로 확인되었다. 미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 중 일부는 불법 입국자, 또상당수는 체류 자격이 없는 비자 (예: B-1, ESTA)로 근로 현장에 투입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B-1비자나 ESTA는 출장 관광 목적으로 허용되지만, 현장에서 근무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들이 현장에서 일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한국인 구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의 인민자 정책은 전과 달리 매우 엄격해졌고,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추방이 이어졌다. 그 이유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사회불안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 대다수는 공장 건설에 관계된 현장 인력들로 미국 취업비자 발급이 제한되어 어쩔 수 없이 관광비자로 입국하여 공장 건설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업무 관례에 따른 출장 업무형태였다.
엄밀히 따진다면 출장 관광비자로 미국 내에서 업무나 취업 관련 일을 하는 것은 단속대상이며 불법취업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이 일어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대대적 이민단속에 나선 데 대해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미국 이민국과 트럼트 대통령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인 체포 구금사태는 몇 가지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미국에 대한 투자의 불안과 예측불가능성으로 앞으로 대미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바이든 미 대통령은 투자권장을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면서까지 공장 유치에 몰두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이를 뒤집어 오히려 대미투자를 방해한 것이다. 정책 일관성이 없는 나라에 누가 투자할 것인가. 둘째, 그동안 관행으로 여겨지던 비자 문제를 법적으로 문제 삼아 장갑차를 몰고와서 한국인들을 비인도적으로 체포하고 구금한 것은 인격을 중시하는 미국의 이미지에 매우 큰 타격을 주었다. 이익이 되면 눈감아주고 정책이 바뀌면 범죄자 취급하는 행태는 후진국형 업무행태로 미국에 대한 불신을 낳을 것이다. 셋째,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관세정책의 압력으로 3500억 달러의 투자를 예고한 한국에 대해 경제파트너로서의 위치를 부정하였을 뿐 아니라 동맹국으로서의 지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속담에 '잘해주고도 뺨맞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미국의 행태가 바로 그러하다.
질서와 상대국에 대한 존중, 상호호혜주의 등은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조건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상대국을 억압하고 폭력적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면 그것이 역사속에서 사회주의 국가가 행한 행태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미국은 이제 세계질서의 교란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공공의 적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해방후 전쟁을 겪으며 미국은 한국에 많은 원조를 한 우방국으로 인식되어 왔다. 현재 주한미군은 우리에게 평화유지군으로 대접받고 있다. 대미수출로 이익을 보는 한국에게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나라다. 그러나 이러한 우호적 관계가 최근 관세협상이나 이번 한국인 체포 사태처럼 미국의 일방적인 무시나 압박, 불평등 경제조약이 반복될 경우에도 지속될 수는 없다. 남북관계나 대변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에 종속되기도 하지만 한국은 자주국으로서 스스로 당당하게 대응해야한다. 대한민국은 대한국인의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