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로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임을 천명했다. 짧은 준비과정을 거쳐 집무실을 국방부 건물로 옮기겠다는 발표가 났을 때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계획 자체에 어리둥절했다. 왜 하필 국방부 건물인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항상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외치던 우파 정권이 국가 방위의 핵심부서이자 중추부서인 국방부를 쫓아내고 거기로 들어간다고 결정한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 결정으로 국방에 대한 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 이전 비용 역시 천문학적이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었지만 약 4년만에 용산 시대는 막을 내리고 다시 청와대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국방부 건물로 이전하면서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자가 취임하는 바로 그날 국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수많은 국민들이 예약까지 하면서 그곳을 관광지처럼 휘젓고 다니면서 청와대는 그 상징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점점 상실되어 갔다. 용산이전이 주술적 결정에 의한 것인지 탈권위의 결과인지는 그 이후 바로 드러났다. 전혀 탈권위를 위한 결정은 아니었다. 그 주술적 결정으로 국고가 손실되었고 청와대는 일제시대 경복궁처럼 의도적 평가절하가 시작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윤석열 정부 내내 청와대 영빈관은 술과 안주로 넘쳐나는 연회가 하루가 멀다하고 열렸다는 점이다.
이재명의 청와대 시대는 그 이전의 청와대가 갖는 권위와 불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소통방식에서 보면 가능할 것이다. 일단 윤석열이 대통령시절 청와대를 창경궁처럼 만들려던 '청와대 재단'을 폐지하지 않고 청와대를 여전히 국민과 함께 하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조직으로 전환 유지하겠다는 결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비록 청와대가 지금까지 구중궁궐로 모든 권력이 모여 백성을 억압하는 장소라는 한편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버리고 무시할 정도로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백악관이 그런 것처럼 한국 정치의 상징이었으며 서울을 수도로 만든 대표적인 건물이기도 하였다. 청와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청와대에 백성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몇몇 대통령들이 들어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이 거기로 다시 복귀하는 단 하나의 조건은 한국정치의 회복과 국민과 국가를 위한 사명감과 책임감이다.
청와대 복귀가 나름대로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남는 아쉬움은 다시 수도서울의 고착된 사회문제가 재현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때문이다. 이미 과포화상태의 서울이 여전히 경제와 행정, 문화의 중심으로 여겨져 인구 블랙홀이 된다면 그 외 국토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성공시대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이 국민으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세종시는 정부 부처가 모인 행정도시이지만 아직 미완의 도시이다. 경제와 문화의 수도가 서울이라면 세종은 행정의 수도로 완성되어 그나마 서울집중의 부작용을 극복해야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세종 집무실을 넘어 세종 청와대가 완성되길 바란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