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 해병특검, '항명 기소' 박정훈 항소 취하…"공소권 남용"
'채상병 사건' 기록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재판 받아…1심 무죄 확정

특검 "박대령 적법한 행위…현 상황서 공소 유지, 책임 있는 태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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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준비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5.16 dwise@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철선 권지현 기자 =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항명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특검은 이날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원심 판결과 객관적 증거, 군검찰 항소 이유가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박 대령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특검은 "박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상병 사망사건을 초동 수사하고 해당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것은 법령에 따른 적법한 행위"라며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을 공소 제기한 것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 법원은 이 사건을 이미 1년 이상 심리해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특검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현 단계서 판단 근거를 상세히 밝히기 어렵지만, 향후 결과를 보면 누구든 이견 없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은 앞으로도 채상병 순직과 관련한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 대령은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한 초동조사 결과에 대해 군 수뇌부가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리자, 박 대령은 이를 '수사외압'이라고 판단하고 경찰 이첩을 강행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올해 초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군검찰이 항소해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순직해병 특검법상 특검은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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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박정훈 대령 2심 항소 취하" (서울=연합뉴스)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5.7.9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앞서 이명현 특검은 임명 직후 박 대령 사건에 대해 "억울하게 기소된 사건"이라며 항소 취하를 시사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박 대령에 대한 항소취하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항소 취하가 접수되면 소송 절차가 종료되며 박 대령의 1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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