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준비에 여념이 없는 회원들

가을비가 내리는 주말아침이다. 더운 여름의 열기가 지는 낙엽따라 저 멀리 떠나가고 비가 내린 탓인지 10월 중순의 아침은 다소 쌀쌀한 기운이 돌았다. 사랑나눔봉사단(회장 손권섭, 단장 이명숙) 이성우 사무국장은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일찍부터 점심봉사를 위한 셋팅장업에 손길이 바쁘다. 하나 둘씩 모여드는 봉사단원들도 익숙하게 자신의 자리를 잡고 오늘의 점심메뉴인 삼계탕 준비를 위한 분업에 들어간다. 가스렌지에 큰 솥을 걸고 물을 끓이는 옆에서는 도마위에서 대파가 잘게 썰리고 있었고, 고무장갑을 끼고 김치를 준비하는가 하면 수돗가 한켠에서는 쌀을 씻고 있다. 각자는 말없이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지만 전체 모습은 오케스트라의 화음처럼 조화롭고 아름답다. 굳이 지휘자가 필요없다. 얼마나 오랜 시간 서로 합을 맞춰왔는지를 금방 알었다.

준비한 삼계탕을 드시는 주민들

11시가 가까워오자 진잠에 거주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지팡이를 짚거나 보행기를 끌고 삼삼오오 모여들어 미리 준비해둔 식탁의자에 자리를 잡는다. 식탁주위는 안부를 묻고 일상을 나ㄴ누는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간간히 들리는 말씀을 들어보니 봉사단의 정기적인 점심나눔행사가 있어 맛있는 점심도 함께 먹고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서 즐겁고 고마운 일이라는 칭찬이었다. 어르신들께도 기다려지는 주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1시30분이되자 봉사단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김치와 양파 소금이 담긴 반찬 접시가 놓여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을 담은 큰 쟁반이 분주히 오갔다. 여름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삼계탕이지만 비가 내리는 10월의 제법 선선한 날씨에 따끈한 삼계탕은 탁월한 선택인듯하다. 그동안의 메뉴들을 들어보니 장어탕, 육개장, 추어탕 등 다양했는데 아마도 어르신들의 기력을 돌보려는 세심한 마음이 엿보여. 이들은 그저 형식적인 봉사가 아니라 봉사단의 이름처럼 사랑을 나누는 진심어린 봉사를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삿말하는 봉사단 손권섭 회장

봉사단 손권섭 회장은 이날도 식탁 사이를 오가며 오시는 길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맛은 괜찮은지를 물으며 어르신들의 심기를 돌보고 있었다. 우직한 모습에서 저런 잔잔한 마음이 묻어나오는게 신기했다. 이명숙 봉사단장은 사랑나눔봉사단은 여러 뜻있는 주민들의 후원과 회원들의 노력이 있어 점심나눔행사를 지속할 수 있다며 봉사활동이 사회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일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내내 잠시도 손을 멈추지 않는 봉사단원들을 보면서 그 바쁜 손길이 바로 사랑을 전하는 천사의 날개짓이 아닐까 하는 흐뭇한 상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