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기, 추락 1분 전까지 교신…비상상황 관련 내용 없어"
"훈련 비행경로 평소와 같아…조류 충돌, 난기류 등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조사"
2010년 도입, 2030년 도태 예정 기종…軍, 승무원 4명 모두 순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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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P-3 해상 초계기 [촬영 손대성]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29일 포항에서 훈련 중 추략한 해군 P-3CK 해상초계기가 추락 직전까지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상황과 관련된 내용은 없어 해군은 조류 충돌이나 난기류를 비롯한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30일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당시 포항기지에서 이착륙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이 훈련은 이륙 후 선회해 활주로를 접촉한 뒤 재상승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해 수시로 실시된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사고기는 제주에 위치한 해군 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이나, 제주공항은 다수의 민항기가 운항해 훈련이 어려워 포항기지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사고기는 사고 당일 총 3회의 훈련을 계획했다. 오후 1시 43분 이륙해 1차 훈련을 마치고 2차 훈련을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하던 중 오후 1시 49분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와 관제탑 간의 마지막 교신은 추락 사고 1분 전인 오후 1시 48분에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은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고기 훈련 비행경로는 평소와 같았으며, 당시 포항기지의 기상 상황도 양호했다.
사고기는 2010년 도입됐고 2030년 도태 예정이었다. 2021년 2월 25부터 8월 23일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285개 항목에 걸쳐 기체 창정비를 실시했다.
해군은 조류 충돌 가능성과 기상 급변 및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 등도 조사 중이다.
해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관제탑에 저장된 항적자료와 사고기의 음성녹음저장장치 회수시 녹음된 내용, 기체 잔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확인할 것"이라며 "음성녹음 저장장치는 현재 사고 현장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사고 항공기 잔해를 향후 해군항공사령부로 이송해 민간 전문인력이 포함된 합동 사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군은 사고기에 탑승했다가 숨진 정조종사 박진우 소령, 부조종사 이태훈 대위, 전술사 윤동규 중사, 전술사 강신원 중사 등 4명에 대해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순직으로 결정했으며, 국방부로 일계급 추서 진급을 건의할 예정이다.
박진우 소령과 이태훈 대위는 각각 1천700여 시간과 90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다고 해군은 전했다. 포항에서 근무하며 비행임무를 수행한 기간은 박 소령이 약 5년, 이 대위는 약 3개월이다.
장례는 해군장으로 엄수되며, 6월 1일 해군항공사령부에서 영결식을 한 뒤 대전현충원에 봉안될 예정이다.
해군은 사고 발생 이후 모든 항공기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있으며, 특히 P-3 해상초계기는 특별안전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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