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중러 모인 아세안 회의 돌입…북한은 불참할듯(종합)
10∼11일 말레이시아서 EAS·ARF 등 개최

X
축사하는 외교부 차관 (서울=연합뉴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5.7.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반도 주변 당사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가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모여 외교전을 펼친다.

한국 수석대표로 나서는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한-메콩,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잇따라 참석한다.

정부는 이번 회의가 한국 신정부의 아세안 중시 정책의 지속 의지를 강조하고, 공급망·AI(인공지능)·문화·녹색전환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및 북핵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신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도 확보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국이 모이는 EAS와 여기에 북한까지 회원인 ARF에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미얀마, 중동,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등 국제정세와 안보 현안을 바라보는 각국의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회의가 끝난 뒤 발표되는 의장성명은 ARF의 '꽃'으로, 북핵문제 해결 메시지를 담으려는 한국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이다.

다만 북한과 관계개선을 지향하는 신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올해는 북한에 대한 규탄보다는 평화를 향한 메시지에 방점에 찍히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울러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계기에는 지난해 10월 채택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SP) 공동성명'의 세부 이행계획 성격인 '2026∼2030 행동계획'(POA)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들 외교장관 회의에 차관이 장관 대신 참석하는 것은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는 미·중·일·러 외교 수장과의 양자회동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박 차관은 현재 각국과 양자회담을 조율중으로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과 회담이 예정됐다.

EAS나 ARF 등 회의에서 자리가 나란히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대화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한편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지만, 이번에는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불참은 지난 2000년 ARF 가입 이래 처음이다.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는 외무상 대신 ARF 회의가 열리는 나라에 주재하는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수석 대표로 보내왔다.

올해 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 여파로 관계가 악화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의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 미국 신병 인도로 외교 관계가 단절됐다.

여기에 아세안에는 의장국과 외교 관계가 없으면 회원국이라도 회의에 초청하지 않는 관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으로서도 아세안에서의 다자외교를 통해 얻을 게 적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X
지난해 열린아세안지역안보포럼 (비엔티안=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7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다. 2024.7.27 ksm7976@yna.co.kr

hapy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